P316
-등교 첫날 일어난 일
헤움에 노부부 루브와 루자가 살았다. 루브는 93세, 루자는 86세였다. 그들은 학교 옆에 있는 작은 집에 살았지만, 두 사람 다 그들의 인생에서 학교에 가 본 적이 없었다. 어느 날 길에서 그들을 만난 학교 교사가 그들에게, 학교에 다닌 적이 없다고 언제까지나 후회만 하지 말고 두 사람 다 학교에 오라고 제안했다.
다음 날 그들은 학교에 가서 점심시간까지 1학년 학생들과 함께 앉아 있었다. 그리고 점심을 먹으러 집으로 갔다. 도중에 루브는 길에 떨어진 지갑 하나를 발견했다. 지갑을 주운 그는 크게 기뻐했다. 왜냐하면 100즈위티가 넘는 돈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루자가 경찰에 알려야 한다고 말했으나 루브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두 사람이 다투고 있을 때 경찰이 와서 문을 두드리며 혹시 돈이 가득 든 지갑을 주었는지 물었다. 루브는 아니라고 말했고 루자는 그렇다고 했다. 루브는 자신의 아내가 미쳤으니 그녀의 말을 믿지 말라고 소리쳤다. 경찰이 그녀에게 질문하기 시작했다. 그가 지갑을 발견한 상황에 대해 묻자, 루자는 자신과 남편이 초등학교 1학년으로 등교한 첫날, 수업이 끝나 집으로 걸어서 돌아오다가 지갑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당신 말이 맞아요. 당신의 아내는 머리가 이상하군요."
경찰은 루브에게 그렇게 말하고 돌아갔다.
P318
-신부감에 대한 시각
물 나르는 남자 알레프가 신붓감을 찾고 있었다. 알레프는 그렇게 젊지도 잘생기지도 않았다. 또한 그렇게 돈이 많은 거도 아니었다. 중매쟁이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긴 했지만 마침내 적당하다고 여겨지는 여성을 찾았다. 알레프는 처음에는 무척 신이 났으나 곧 이여성이 심하게 다리는 절뚝거린다는 걸 알게 되었다. 하지만 중매쟁이들은 그녀야말로 이제까지 본 최고의 결혼 상대자라고 설명했다.
"만약 우리가 결혼식 때까지는 전혀 절뚝거리지 않지만 결혼 후 몇 년 후에 다리가 부러지거나 불구가 될 여자를 찾았다면 어떻게 되겠어요? 그때가 되면 누가 집과 아이들을 돌보죠? 그리고 의사와 병원들에 얼마나 많은 돈을 써야 할까요? 그런데 이 여성은 이미 다리가 부러졌고, 다른 사람의 돈으로 치료를 했어요. 이 모든 중매가 당신을 위해 신경 쓴 거에요."
그래서 알레프는 그 여성과 결혼했고, 정말로 그녀가 보물이라는 걸 알고 죽을 때까지 행복하게 살았다.
P319
-한 고통으로 모든 고통 물리치기
하루는 식당 주인 베니오가 자신에게 갑자기 닥친 끔찍한 재난에 대해 불평하며 슈물의 구둣방 안으로 들어왔다. 아들이 학교에서 퇴학을 당했고, 딸은 문제 많은 남자와 결혼하고 싶어하며, 아내는 십중팔구 다른 남자와 바람피우고 있고, 식당도 잘 안 된다고 불평했다.
그런 다음 그는 사이즈 10의 새 구두 한 켤레를 달라고 했다. 슈물은 그 말을 듣고 사이즈 8의 신발을 건네주었다. 베니오가 이유를 묻자 슈물이 설명했다. 신발이 2사이즈나 작기 때문에 그것을 신는 동안 다른 문제들은 모두 잊을 거라고. 그리고 실제로 그러했다.
P322
-회당에서 소음 제거하기
헤움에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회당에서 예배가 있을 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계속 얘기를 나누며 다른 사람들의 예배를 방해하는 것이었다. 랍비는 신도석의 맨 뒷 열을 없애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예배 중에 떠드는 사람들은 언제나 뒤쪽에 앉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뒷좌석을 바로 없앴다. 다음날 예배가 있었는데 여전히 많이 시끄러웠다. 랍비는 또다시 마직막 줄의 좌석을 치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좌석들도 바로 제거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소음은 계속되었다. 그래서 매주마다 랍비는 좌석 한 열을 없애고, 또 없애기를 계속해 결국 모든 좌석이 없어졌다.
모든 좌석이 사라졌기에 사람들이 앉을 자리가 없었고, 회당에는 더 이상 방해되는 소음이 없었으며, 혼자 남은 랍비는 마침내 자신의 목소리를 매우 분명하게 들을 수 있었다.
P326
-당신의 옷을 환영합니다.
세탁소 주인의 딸이 아름다운 여름날 헤움에서 결혼식을 치렀다. 그에게는 딸만 하나였고, 신랑은 그로드노의 잘사는 재단사의 외아들이었기 때문에 세탁소 주인은 헤움의 모든 이들을 초대해 성대한 피로연을 열었다.
온갖 종류의 사람들이 축하해 주러 왔다. 그중 한 사람인 신학교 학생 하노크는 돈 한 푼 없는 청년이었다. 세탁소 주인은 그의 누더기 옷을 보고는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 하노크는 크게 화가 났지만 금방 해결책을 찾았다. 그는 잘사는 친구에게 가서 정장용 실크 모자를 비롯해 좋은 옷 한 벌을 빌렸다. 그가 다시 피로연장 입구에 나타나자 세탁소 주인은 조금 전 자신이 돌려보낸 사람이라는 걸 알아보지 못하고 말했다.
"친애하는 신사 양반, 어서 오세요!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하노크는 주인의 따뜻한 환대에 감사하며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곧바로 좋은 옷의 호주머니와 바지 안과 소매에 모든 음식을 쑤셔넣기 시작했다. 하객들 모두 먹는 걸 멈추고 하노크의 행동을 쳐다보았다. 마침내 세탁소 주인이 다가와 말했다.
"신사 양반, 실례합니다만 무슨 짓을 하시는 건가요? 부디 테이블에 앉아 우리 모두와 함께 식사하세요."
하노크가 매우 차분하게 설명했다.
"오, 아녜요. 나는 그럴 수 없습니다. 지금 나는 내 옷에게 음식을 먹이고 있습니다. 이 피로연에 실제로 환영받은 것은 이 옷이니까요."
P328
-거울로 물고기 잡는 신기술
어느 날 헤움의 현자가 강 한가운데에 떠 있는 배에 앉아 거울로 물속을 겨냥하고 있는 사람은 보았다. 그는 매우 궁금해져서 배에 탄 남자에게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소리쳐 물었다. 배에 탄 사람은 거울로 낚시를 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헤움의 현자는 더욱더 궁금해졌다. 그래서 배에 탄 남자는 그에게 10즈위티에 거울로 낚시하는 기술을 보여 주겠다고 했다. 잠시 생각한 뒤 헤움 사람은 10즈위티를 냈고, 남자는 그를 배에 태웠다.
남자는 거울로 물속을 비추며 기다리다가 물고기가 가까이 오면 거울 각도를 돌려 태양 광선을 반사시켜 물고기의 눈을 멀게 하는 것이 기술이라고 자세히 설명했다. 헤움의 현자는 잠시동안 생각한 뒤 뱃사람에게, 오늘 이 기술로 얼마나 낚았는지 물었다. 뱃사람이 미소 지으며 말했다.
"당신을 포함해 넷이오."
P331
-여보세요, 뭐라고요?
헤움 우체국에 최초로 전화기가 설치되었다. 한참 동안 그 기계를 살펴본 후 헤움 사람들은 랍비에게 그것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물었다. 랍비는 전화라 매우 긴 꼬리를 가지 개와 같아서 누군가가 루블린에서 꼬리를 밟으면 헤움에서 짖는 원리라고 설명했다.
그러던 어느 날 전화벨이 울렸지만 모두가 전화 받기를 두려워했다. 마침내 랍비가 조심스럽게 전화기를 들었고, 수화기 안에서 소리치는 목소리를 주위 사람이 다 들을 수 있었다.
"랍비님, 저 레이브예요! 루블린에서 강도를 만났어요. 저에게 10즈위티만 보내 주세요. 지금 당장요. 그래야 기차표를 사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어요!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전화기 속 목소리가 생생하게 들렸지만 랍비는 계속 말했다.
"미안한데, 누구라고요? 뭐라고 하는지 전혀 들리지 않아요. 여보세요. 뭐라고요?
결국 전화교환원이 둘 사이에 끼어들어, 자신은 모든 말이 매우 분명하게 들리는데 왜 안들린다고 하는지 이상하다고 말했다. 그러자 랍비는 아주 빨리 교환원에게 말했다. 그 남자가 하는 말이 그토록 분명히 들린다면 그녀가 그에게 필요한 돈을 보내 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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