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

Erwin Olaf _ Volume II

한 용 석 2017. 4. 3. 22:40


네덜란드 작가인 어윈 올라프는 조명과 연출을 통해 드라마틱한 순간을 그 누구보다 정적이고 신비로운 방식으로 표현하는 작가인데요. 주제, 인물, 표현 등에서 표현의 극단을 실험하기도 하고 초현실주의 성격이 강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외설과 예술, 혹은 폭력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사진들이 많고 사회적 금기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사진 작업을 많이 하는 작가이지요. <Volume II>에 수록된 어윈 올라프의 사진들 역시 정답은 어딘가에 숨겨진 채 풀 수 없는 수수께끼만을 마주하는 듯한 신비로움을 지니고 있는데요. 그의 사진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정장을 입고 소파에 앉아 카메라를 응시하는 소년조차 이미 세상을 꿰뚤어보는 것 같은 초월적인 느낌을 줍니다. 뒷모습을 한 인물들도 신비로운 에너지를 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죠. 올라프의 사진들은 빛과 어둠, 선과 악이 응집되어 담겨 있는 듯해서 보는 이의 마음을 흔드는 힘이 있는데요. 영국의 사진 비평가인 프랜시스 호지슨은 "올라프의 이미지들은 "스티뭉"(분위기를 느끼는 감각을 일컫는 독일어)으로 이끈다. 이 사진들은 함축이 넓어서 계속해서 읽어낼 가치가 있고 이로 하여금 보는 이들을 흥미롭게 만든다"고 말합니다. 올라프는 리바이스, 코카콜라, 노키아 등 상업사진에서도 활약을 보여주고 있고 동시에 Young European Photographer, 베르메르 어워드 등 수많은 상을 많는 등 예술성도 인정받고 있는 현대 사진가 중 한 명입니다. 

정장차림에 가죽장갑까지 낀 매서운 눈초리의 이 소년은 누군가. 알려진 건 하나뿐이다. 이곳이 베를린이란 것. 나머지는 작가의 상상력에서 나왔다. 10세 안팎의 아이들이 어른을 지배하는 세상이 되면 어떨까 하는 상상에서 나온 콘셉트란다. 네덜란드 대표 사진작가 어윈 올라프(57)는 마치 사실주의 회화나 예술영화 같은 작품으로 명성을 쌓았다. 완벽에 가까운 구도에 명암효과를 극대화한, 정교하게 계산된 상황을 연출한다. ‘베를린’ 시리즈 중 한 점인 ‘베를린, 초상화’(Berlin, Portr-01·2012)는 마치 히틀러처럼 가정에서 군림하는 소년의 모습을 담았다. 허투루 끌어들인 베를린이 아니었다.


 

"현대인들은 더 이상 기다림이라는 행위 자체에 시간과 감정을 쏟지 않는다"

"관객들이 '힞혀진 행위'인 기다림을 경험하길 바란다"


http://annemiekbohnenn.nl/home/make-up/waiting/


 중국 선전의 한 카페. 한 여인이 들어온다. 자리에 앉아 누군가를 기다린다. 상대는 오지 않는다.

기다리는 자의 기쁨과 설렘은 이내 걱정과 실망으로, 또 분노와 공포로, 절망으로 변해간다. 등장인물은 여주인공과 식당 종업원 둘 뿐이고, '기다림'이라는 행위 외에는 어떤 사건도 발생하지 않는다. 결국 상대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