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포 - 남행시초 4 - 백석

한 용 석 2016. 4. 1. 08:07

졸레졸레 도야지새끼들이 간다

귀밑이 재릿재릿하니 볕이 담복 따사로운 거리다

 

잿더미에 까치 오르고 아이 오르고 아지랑이 오르고

 

해바라기하기 좋을 볏곡간 마당에

볏짚같이 누우란 사람들이 둘러서서

어늬 오신 날 눈을 츠고 생긴 듯한 말다춤 소리도 누우라니

 

소는 기르매 지고 조은다

 

아 모도들 따사로이 가난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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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릿재릿하니 : 간지러운 느낌을 나타내는 말. '자릿자릿하니'보다 어감이 작다

츠고 : 치고. '츠다'는 '치다'(불필요하게 쌓인 물건을 파내거나 옮기어 깨끗이 하다)의 고어. 평북방언

기르메 : '길마'의 평안 방언. 짐을 싣거나 수레를 끌기 위하여 소나 말 따위의 등에 얹는 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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