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가도 - 남행시초 3 - 백석

한 용 석 2016. 3. 28. 12:25

고성장 가는 길

해는 둥둥 높고

 

개 하나 얼린하지 않는 마을은

해바른 마당귀에 맷방석 하나

빨갛고 노랗고

눈이 시울은 곱기도 한 건반밥

아 진달래 개나리 한창 퓌였구나

 

가까이 잔치가 있어서

곱디고운 건반밥 말리우는 마을은

얼마나 즐거운 마을인지

 

어쩐지 당홍치마 노란저고리 입은 새악시들이

웃고 살을 것만 같은 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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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른 : 양지바른

눈이 시울은 : 눈이 환하게 부신

건반밥 : 세반. 찐 찹쌀을 말려 부수거나 빻은 가루. 꿀이나 조청을 묻혀 산자나 강정을 만들어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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