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

넛지 (똑똑한 선택을 이끄는 힘)_리처드 탈러, 캐스 선스타인 지음

한 용 석 2017. 10. 20. 10:46

제1부 인간과 이론 : 우리는 천재인 동시에 바보다

P129

 소형 가전의 보증연장을 생각해보자. 이것은 대개 소비자에게 불리한 거래가 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어떤 휴대폰이 200달러라고 가정해보자. 이 휴대폰의 경우, 구입 후 1년 동안 무상으로 수리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휴대폰 회사는 20달러를 더 내면 무상수리 기간을 2년으로 연장해주겠다고 제안한다. 소비자는 2년후에 새 휴대폰을 구입할 예정이다. 해당 휴대폰이 2년째에 고장 날 확률은 1%라고 가정하자. 그렇다면 평균적으로 소비자들이 이 같은 정책을 통해 얻게 되는 혜택은 2달러어치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증 연장의 비용은 20달러이다. 이 돈의 일부는 보험업자에게 기본적인 수익으로 돌아가고 일부는 휴대폰 대리점의 세일즈맨이 소위 수수료 명목으로 가로챈다.

 물론 이콘들은 이 모든 것을 알기 때문에 보증 기간을 연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인간들은 보증을 여장하고 싶어 한다. 세일즈맨이 보증을 연장하는 게 좋다는 우호적인 조언을 제공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휴대폰이 고장 날 확률이 1%가 아니라 15%라고 착각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혹은 그저 "나중에 후회하느니 안전한 쪽을 택하자"는 생각에서일 수도 있다.

 실제 상황은 어떠한가? 시장의 여러 힘들이 이처럼 터무니없이 비싼 보증 연장을 몰아내고 있는가? 아니면 경쟁 때문에 보증 연장의 가격이 합리적이라고 예상되는 2달러로 내려가고 있는가? 정답은 둘 다 '아니올시다'이다.

 우리의 추정에 따르면, 보증 연장은 그저 존재해선 안 될 상품이다.

 인간들은 2달러 가치의 보험에 20달러를 지불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 당연히 이러한 보험에 가입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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