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표류하지 않고 항해하는 삶을 살기를
"출항과 동시에 사나운 폭풍에 밀려다니다가 사방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같은 자리를 빙빙 표류했다고 해서, 그 선원을 긴 항해를 마친 사람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는 긴 항해를 한 것이 아니라 그저 오랜 시간을 수면위에 떠 있었을 뿐이다."
기원전 1세기, 로마의 철학자 세네카가 남길 말이다. 그는 잔인하게 덧붙인다.
"그렇기에 노년의 무성한 백발과 깊은 주름을 보고 그가 오랜 인생을 살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 백발의 노인은 오랜 인생을 산 것이 아니라 다만 오래 생존한 것일지 모른다."
다만 생존하는 것이 아니라, 인생을 산다는 것.
그것은 무엇일까? 표류하는 삶이 아니라 항해하는 삶이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것이 단순히 사회적 성공이나 부의 축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님을 우리는 안다. 물론 가끔은 미디어에 비친 본래의 내가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깊은 고독 속에서 내면으로 침잠해가는 시간과 마주할 때에야 우리는 비로소 깊이 이해하게 된다. 인생을 산다는 것은 내적으로 성장해가는 것임을 말이다.
네 번째 계단
여행을 통해 내가 보고 배운 건, 현실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구체적인 삶이었다. 감추사에는 붓다가 아니라 주지스님이 있었고, 교회에는 신이 아니라 신자들이 있었으며, 시장에는 상품이 아니라 사람들이 있었다. 세상은 형이상학적인 무엇인가로 채워져 있는 공간이 아니라, 처음부터 구체적인 삶으로 가득했다. 나는 그 자명하고 단순한 진실을 보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눈을 뜨고 있어도 보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현실에 발붙이고 있으면서도 현실을 살아가지 못하고 현실 너머의 그 무엇에 정신을 쏟는 사람이 있다. 혹시 내가 그런 사람은 아니었을까. 여행을 마치고 돌아 왔을 때, 나는 처음으로 눈을 떴다. 그리고 내가 지금까지 대지 위에 발을 딛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아홉 번째 계단
네 마음이 전부다. 그것을 이해해야 한다. 세계가 있고 너의 마음이 있는 것이 아니라, 너의 마음이 세계를 그려낸다. 너의 바깥에 너의 존재와 독립된 외부 섹ㅔ가 있을거라는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것은 마치 꿈과도 같지. 꿈속에서 웃고 울고 마음 쓰지만, 실제로는 네 마음외에 아무것도 없었던 것처럼, 실재라고 믿어왔던 이 세상도 그러하다. 모든 것은 네 마음의 반영이고, 네가 만들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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