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코의 미소 - 최은영 한지와 영주 P175 한지가 생각날 때마다 나는 정원의 풀숲을 걸으며 지질시대 구분표를 암송했다. 하지만 그 암송도 한지에 대한 생각을 멈추게 할 수는 없었다. 그애는 지질시대의 모든 시기마다 숨쉬고 있었다. 지구가 처음 생겨났을 때에도, 지구에 단단한 지표면이 없었을 때에도, 육.. 카테고리 없음 2017.08.10
살인자의 기억법 - 김영하 P14 몽테뉴의 「수상록」. 누렇게 바랜 문고판을 다시 읽는다. 이런 구절. 늙어서 읽으니 새삼 좋다. "우리는 죽음에 대한 근심으로 삶을 엉망으로 만들고 삶에 대한 걱정 때문에 죽음을 망쳐버린다." P19 가벼운 접촉사고가 발단이었다. 삼거리였고 놈의 지프가 내 앞에 있었다. 요즘은 맹.. 책읽기 2017.08.01
영초언니 - 서명숙 P53 "유치환의 시 「깃발」처럼 명숙이 네가 남겨두고 간 빨래를 깨끗이 빨아서 마당 빨랫줄에 가지런히 널어놓고 보니 네가 너무나 보고 싶다. 네 빨래 펄럭이고 내 그리움도 펄럭이고……" P55 언니는 굼벵이나 지렁이 같은 벌레를 중앙정보부보다 더 무서워힜다. 나중에 누가 벌레로.. 책읽기 2017.07.26
바깥은 여름 - 김애란 노찬성과 에반 P42 그 시절 찬성은 인생의 중요한 교훈을 몇 가지 깨달았는데, 돈을 벌기 위해선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것과 그 인내가 무언가를 꼭 보상해주진 않는다는 점이었다. 찬성은 그곳에서 새소리와 바람 소리, 자동차 배기가스와 어른들의 하품을 먹고 자랐다. 환한 대낮, 차 안.. 카테고리 없음 2017.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