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일곱 살짜리에겐 슈퍼 히어로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한다.
거기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정신과에서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부엌에 보관용 상자와 청소용 양동이가 놓여 있다.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하지만 잘 되지 않는다. 엘사는 큼지막한 옷장 안으로 들어간다. 어둠이
주변에 내려앉자 엘사는 아무도 모르게 눈물을 흘린다.
예전엔 여기가 요술 옷장이었다. 예전엔 엘사가 드러누우면 발끝과 손끝이 간신히 옷장 양쪽 벽에 닿았다. 아무리 자라도 옷장은 딱 알맞은 크기였다. 물론 할머니는 "이 옷장은 예나 지금이나 크기가 똑같은데 뭔 헛소리냐"고 했지만 엘사가 치수를 재봤다. 그랬기 때문에 안다.
엘사는 누워서 있는 힘껏 팔다리를 뻗는다. 양쪽 벽을 건드린다. 몇 달이 지나면 여기에 누울 수도 없을 거다. 요술이 모두 사라지고 없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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