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문외 - 백석

한 용 석 2016. 2. 19. 08:19

  무이밭에 흰나뷔 나는 집 밤나무 머루넝쿨 속에 키질하는 소리만이 들린다

  우물가에서 까치가 자꼬 즞거니 하면

  붉은 수탉이 높이 샛더미 우로 올랐다

  텃밭가 재래종의 임금나무에는 이제도 콩알만한 푸른 알이 달렸고

히스무레한 꽃도 하나 둘 퓌여 있다

  돌담 기슭에 오지항아리 독이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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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이 : '무'의 방언(황해, 강원, 평남)

샛더미 : 뗄감더미. '새'는 '뗄나무'의 평북 방언

임금나무 : 능금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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