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밥때 비가 들어서
바다엔 배와 사람이 흥성하다
참대창에 바다보다 푸른 고기가 께우며 섬돌에 곱조개가 붙는 집의 복도에
서는 배창에 고기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이즉하니 물기에 누굿이 젖은 왕구새자리에서 저녁상을 받은 가슴 앓는 사
람은 참치회를 먹지 못하고 눈물겨웠다
어득한 기슭의 행길에 얼굴이 해쓱한 처녀가 새벽달같이
아 아즈내인데 병인은 미역 냄새 나는 덧문을 닫고 버러지같이 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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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 : 가카사키. 일본 혼슈의 이즈 반도 남동쪽 바닷가에 있는 도시
참대창 : 죽창
께우며 : '꿰이며'의 방언(평북, 경상, 전라, 충청)
배창 : 선창
이즉하니 : 이슥하니. 얼마간 오래 시간이 지나."이즉하니 물기에 누굿이 왕구새자리"는 비 온 지 얼마간
시간이 지나서 왕골새자리가 물기에 누굿이 젖은 것을 표현한 것이다.
누굿이 : 누긋이, 눅눅히
왕구새자리 : 왕골새자리. 황골의 껍질이나 띠 등을 엮어서 만든 자리
아즈내 : 아지내. '아지내'는 '초저녁'의 평안 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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