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따기 - 김소월

한 용 석 2016. 7. 1. 07:57

우리 집 뒷산에는 풀이 푸르고

숲 사이의 시냇물, 모래 바닥은

파아란 풀 그림자, 떠서 흘러요.

 

그리운 우리 임은 어디 계신고,

날마다 피어 나는 우리 임 생각.

날마다 뒷산에 홀로 앉아서

날마다 풀을 따서 물에 던져요.

 

흘러 가는 시내의 물에 흘러서

내어 던진 풀잎은 옅게 떠 갈 제

물살이 해적해적 품을 헤쳐요.

 

그리운 우리 임은 어디 계신고,

가엾은 이내 속을 둘 곳 없어서

날마다 풀을 따서 물에 던지고

흘러 가는 잎이나 맘해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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