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잡지사에서 '당신의 일생을 어디 가서 보내고 싶습니까' 하는 설문이 왔을 때 대답해 보낸 노래.
산은 근심으로 싸어 울멍줄멍 솟아 둘리고
물은 여흘여흘 눈물 띄워 흐르닌 나라
가서 내 살고 싶은 곳
거기는 또 내 묻힐 곳
그 땅엔 씨 뿌려도 거두어 띠끌만 남고
방울방울 땀 흘려도 원망이 된 뿐인 나라
그래도 그 나라만이
내게 허락된 나라다
봄이 와 꽃은 피어도
꽃 아래 즐길 이 없고
아름다운 새소리에도 역증이 나건마는
가려네 울면서라도
그 나라로만 가야겠네
나는 울면서 가도 내가 가야만 웃음 필 나라
내 발로 내 손으로 가꾸어 기름질 나라
가서 내 살고 싶은 곳 거기는 또 내 묻힐 곳
1935.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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