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무락조개 난 뒷간거리에
빚을 얻으려 나는 왔다
빚이 안 되어 가는 탓에
가무래기도 나도 모도 춥다
추운 거리의 그도 추운 능단 쪽을 걸어가며
내 마음은 우쭐댄다 그 무슨 기쁨에 우쭐댄다
이 추운 세상의 한구석에
맑고 가난한 친구가 하나 있어서
내가 이렇게 추운 거리를 지나온 걸
얼마나 기뻐하며 락단하고
그즈런히 손깍지벼개하고 누워서
이 못된 놈의 세상을 크게 크게 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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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무락조개 : 가막조개. 모시조개. 껍데기는 갈색이고 가장자리는 자색을 띠며, 개펄의 진흙에 산다.
능당 : 능달(응달)로 추정된다
락단하고 : 무릎을 치며 좋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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