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무엇이라 이름하리 그를?
나의 영혼 안의 고운 불,
공손한 이마에 비치는 달,
나의 눈보다 값진 이,
바다에서 솟아올라 나래 떠는 금성,
쪽빛 하늘에 흰 꽃을 단 고산식물,
나의 가지에 머물지 않고
나의 나라에서도 멀다.
홀로 어여삐 스스로 한가로워―항상 머언 이,
나는 사랑을 모르노라 오로지 수그릴 뿐.
때 없이 가슴에 두 손이 여미어지며
굽이굽이 돌아나간 시름의 황혼길 위
나―바다 이편에 남긴
그의 반임을 고이 지니고 걷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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