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 산책
주합루 권역
한 맺친 정조의 일성, "아....! 과인은 사도세자의 아들이다"
정조가 왕위에 오른 뒤, 맨 처음 신하들을 모오놓고 한 말이다.
사도세자는 아버지 영조에 의해 뒤주에 갇혀 죽었던 비운의 인물이었다.
당시, 11살이었던 정조는 할아버지 영조에게 '아비를 살려달라' 울며 매달렸다.
하지만, 끝내 아버지는 뒤지에 들어가야 했고 정조는 아버지의 죽음을 가슴에 품어야 했다.
영조의 함구령 "아비의 죽음은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말라.
그리워 하는 것은 더더욱 안된다"
영조는 엄하게 함구령을 내림과 동시에, 또 한편으론 아들을 죽였다는 죄의식 속에 손자에게 정을 쏟아 부으며
정조를 왕의 자리에 앉히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 영조 밑에 자랐던 정조가, 25살의 나이에 왕위에 오르자마자 한 말이 "과인은 사도세자의 아들이다" 라니!
정조가 그간 살아논 마음이 어땠을지 짐작케 하는 대목인데...
관람정 권역
"달은 하나뿐이고 물의 종류는 일만 개나 되지만,
물이 달빛을 받을 경우 앞 시내에도 달이요,
뒷 시내에도 달이어서 달과 시내의 수가 같게 되므로
시냇물이 일만 개면 달 역시 일만 개가 된다.
그러나, 하늘에 있는 달은 물론 하나뿐인 것이다.
나는 [만천명월주인옹]을 자호로 삼기로 했다"
'만 개의 개울에 만 개의 달이 비치지만, 달은 오직 하늘에 떠 있는 달,
바로 정조 자신뿐'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자신이 모든 개울... 즉, 백성을 골고루 비추는, 사랑하는 초월적인 군주라는 자부심이 담긴 말이다.
정조는 이 말을 왕이 된 지, 22년 만에 할 수 있었는데....
기오헌 권역
"효명세자에게 대리청정을 명하다"
어린 나이에 국운을 짊어진 효명세자, 할아버지 정조를 꿈꾸다.
효명세자는 할아버지 정조처럼 개혁정치를 통해 조선의 새 미래를 열고 싶었다.
정조를 닮고자했던 이 마음은 과연, 어디서부터 비롯됐을까?
아마도 정조의 혼이 깃든 주합루를 드나들며 생겼으리라...
<기오헌>은 뒤로 난 여러 개의 석축이 있고 그 사이로 난 계단을 통해 <주합루>에 들어갈 수 있다.
<주합루>에는 정조가 남긴 어제, 어필, 어진 등.... 할아버지의 이상과 꿈이 담긴 물건들이 많았는데
그것을 보며 효명세자는 할아버지 정조를 자신의 정치 롤모델로 삼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