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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키 노부요시, 사진을 말하다 2(천재 아라키의 애정사진)

한 용 석 2017. 9. 8. 14:46

1장 내 사진에 대하여


사진은 유리창 찍기

거울은 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만 비추잖아요 하지만 유리창으로 찍은 사진에는 촬영 중인 나도 살짝 비치고 창 너머의 세상도 들어가 있어요. 같은 창이라도 유리가 없으면 건너편만 보이지만 유리창에는 찍는 사람까지 비치게 되어 있어요.


흔적을 남기고 싶지는 않다

자연스러운 건 괜찮지만 의도적으로 남기고 싶지는 않다는 뜻이에요. 뭔가 남기고자 하는 사람을 두고 흔히들 예술가라 부르지요. 무작정 뭔가를 남기거나 추구하려 한다는 점에서. 난 전혀 다르지만.


삶은 영향을 주고 받는 것

육체적인 혹은 물질적인 영향만 있는 건 아니에요. 인생을 살면서 접했던 사진이나 그 사진을 찍은 사람으로부터도 영향을 받고 있는 거지요.


앵글의 의미

대상이 누구건 상대방과 눈높이를 맞추야 한다, 이거에요. 사진을 찍는 사람의 마음이랄까 품성, 인생 따위가 고스란히 사진에 녹아들기 마련이니까요.


사진은 공동 작업

사진 속에 이야기가 펼쳐져 있다는건 그만큼 보는 사람이 사진의 의미를 상상하고 해석할 여지가 있다는 뜻이기도 해요. 사진 촬영은 사진작가와 대상이 함께하는 작업이지만 작품이 발표된 후엔 사진작가와 보는 사람의 공동 작업이 되는 셈이에요. 이를테면 내가 별 뜻 없이 찍은 사진을 보고 누군가가 색다른 의미를 발견해 나한테 알려줄 수도 있겠지요.

다시 말해 사진을 이해하고 해석할 여지를 그만큼 열어둔다는 뜻이에요. (…) 사진에 정답은 없으니까요.

원초적 본능을 드러내라

내 속에 있는 원초적 본능과 저속함을 드러내야지요. 다 보여주지 않으면 재미가 없어요. 인간이란 애당초 품위만 갖고 태어난 게 아니거든요. 남자가 이 정도로 음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세상에 제대로 알려야지요.



2장 나의 사랑, 요코


언어는 인간의 기반

사진도 찍기만 하면 소용없어요. 사람들에게 보여 줘야 해요.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겉으로 꺼낸 게 말이잖아요. 내 생각을 어디까지 혹은 어떻게 드러낼지를 고민하는 게 사진이에요.


어두운 표정에서 풍기는 매력

웃음기가 없는 여자 얼굴은 깊이가 있어 보인다고나 할까,

신비로워 보여요. 사랑하는 여자가 이런 표정을 지으면 난 불안해서 어쩔 줄 모르겠다니까요. 아무도 못 당할걸요. 왜 그럴 때 있잖아요.



3장 가족의 죽음을 통해 배우다


영원한 안식

사진이란 절묘한 테크닉에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지요. 빛과 그림자가 관능적으로 어우러지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은 디지털 카메라가 이미 알려 줬잖아요. 결국 사진의 성패를 판가름하는 건 진실한 사랑밖에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