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산 1 - 정지용

한 용 석 2015. 10. 30. 08:29

  벌목정정(伐木丁丁) 이랬거니     아람드리 콘 솔이 베어

짐작도 하이      골이 울어 메아리 소리      찌르렁      돌

아옴직도 하이      다람쥐도 좇지 않고         멧세도 울지

않아       깊은 산 고요가 차라리 뼈를 저리우는데       눈

과 밤이 종이보다 희고녀!        달도 보름을 기다려 흰 뜻

은 한밤 이 골을 걸음이련다?          윗절 중이 여석 판에

여섯 번 지고 웃고 올라간 뒤        조찰히 늙은 사나이의

남길 내음새를 줍니다?        시름은 바람도 일지 않는 고

요에 심히 흔들리우노니       오오 견디련다     차고 울연

히      슬픔도 꿈도 없이     장수산 속 겨울 한밤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