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솥에 차 끓이다 - 남효온

한 용 석 2015. 7. 16. 08:22

일찍이 세족 향해  동서로 치달았는데

십년 찌든 배 속 솔개 울듯 하네

추운 강가에서 아이를 불러 저녁에 차를 달이니

나의 갈증난 심장의 열기가 가라앉는구나

많은 시름 놓아지니 마음이 밝아지고

긴긴 날 안석에 앉아 보고 듣지 않는다

동화문 밖에는 시비를 다추어

소란스레 지껄여도 그 소리 듣지 않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