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패츠 구입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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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패츠 구입요령은?
▲ 1.땀을 배출시키는 망사 통풍구 2.벨크로테이프를 부착한 덮개 3.등산화끈 연결고리 4.스패츠 하단 고정용 네오프랜 합성고무밴드 5 스패츠 상단 조임끈
이기호 대구시 동구
A 스패츠(독 Spaß·영 spats)는 눈길 걷기나 물이 흐르는 빙벽등반시 반드시 필요한 용구입니다. 물이 흐르는 빙벽과 발목 이상의 깊은 눈길을 헤쳐 나아갈 때 발목과 바지단 사이로 물과 눈, 그리고 바람이 스며들지 않도록 하여 보온효과를 높여주는 용구입니다. 스패츠는 기능과 구조는 단순하지만 작은 결함이 있을 경우 동상이나 체온저하 등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으므로 완벽해야 합니다.
스패츠의 소재는 보통 나일론 옥스퍼드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나, 방수와 발수기능이 뛰어난 방수투습성 원단 제품도 있습니다. 폴리우레탄 코팅 옥스퍼드 스패츠는 방수와 방풍 기능이 뛰어나지만, 내부에서 발생하는 땀을 외부로 배출할 수 없어 성에가 끼거나 어는 단점이 있습니다. 반면에 방수투습성 원단 스패츠는 방수와 방풍 기능에 내부에서 발생하는 땀 배출 기능이 추가되어 건조 상태를 유지시켜 주나 값이 비싼 것이 흠입니다.
방수투습성 원단 스패츠는 스패츠 전부를 방수투습성 소재로 만들기보다는 발목 아래 부분은 옥스퍼드 원단을 써서 외부의 충격에 찢어지지 않도록 내구성을 보완하고 있습니다. 또 최근에 보급되고 있는 한 외국 제품은 발목 하단부에 옥스퍼드 소재 대신 내구성이 뛰어난 초강력 울트라 고어텍스 소재를 채용하여 잘 찢겨지지 않도록 했습니다. 또한 옆 부분에 망사를 부착한 통풍구를 지퍼로 개폐할 수 있도록 설계하여 땀 배출 기능을 강화했습니다.
스패츠를 고를 때는 다음과 같은 요령이 필요합니다. 첫째, 스패츠의 밑단이 등산화와 잘 밀착되는지 직접 착용해보아야 합니다. 등산화와 스패츠 밑단 사이에 틈이 생기면 물이나 눈이 들어올 수 있습니다. 밑단에 신축성이 있는 고무밴드를 댄 제품은 스패츠와 등산화를 잘 밀착시켜 줄 수 있습니다. 또한 밑단이 조금 넓게 만들어진 것이 등산화 윗부분을 충분히 감쌀 수 있습니다.
둘째, 지퍼는 견고해야 하며 눈과 얼음이 붙었을 때도 개폐가 잘 되어야 합니다. 안쪽에 지퍼를 달고 바깥쪽에는 벨크로테이프로 덮개를 만들어 부착하도록 만든 제품이 지퍼가 고장 났을 경우에도 개폐가 가능해 좋습니다. 최근에는 지퍼 없이 벨크로테이프만 부착한 스패츠도 보급되고 있습니다.
셋째, 등산화에 스패츠를 고정시키는 밴드는 강철와이어나 네오프랜 합성고무가 주가 되고 있는데, 와이어 밴드는 바위지대와 같은 험한 길을 장시간 걸을 경우 끊어지지 쉬운 단점이 있으나, 눈이 달라붙지 않는 장점도 있습니다. 반면에 네오프랜 밴드는 내구성이 뛰어나지만, 등산화 밑창에 눈덩이가 뭉치는 스노볼(snowball)이 생기는 단점이 있습니다.
넷째, 사소한 부품인 것처럼 생각할 수 있으나, 스패츠 앞쪽에 달린 금속고리는 등산화 끈에 잘 걸릴 수 있도록 만든 제품이 좋습니다. 이 고리가 등산화 끈에 잘 걸리지 않을 경우는 스패츠 앞부분에 틈새가 벌어져 킥스텝(kick step)을 할 때 눈이 들어 올 수 있습니다. 어떤 스패츠는 금속고리가 너무 작아 등산화 끈에 걸리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 금속고리는 아래쪽에서 거는 타입과 위쪽에서 끼우는 것이 있습니다. 어느 모양이거나 등산화 끈에 잘 걸릴 수 있도록 만든 제품이 좋습니다.
다섯째, 스패츠가 흘러내리지 않도록 조여주는 상단의 정강이 부분 고무밴드나 조임끈이 너무 꽉 조여지는 제품은 혈액순환을 방해하므로 좋지 않습니다. 조임끈은 고무줄에 코드락을 부착한 것이 편리합니다.
여섯째, 스패츠의 길이는 무릎관절 밑까지 올라오는 길이가 적당합니다. 너무 길 경우 보행에 불편합니다.
심설 러셀 요령은?
Q올해는 연초부터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겨울 산의 백미는 심설등반이라고 합니다. 운행에 필요한 러셀 요령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권기택 서울 강서구 방화동
A심설을 헤쳐 나아가며 눈길을 뚫는 러셀은 체력소모가 크기 때문에 많은 인원이 필요합니다. 두세 명 정도의 적은 인원으로 길이 뚫리지 않은 산길을 몇 km씩 운행한다는 것은 무리입니다. 많은 인원이 교대로 러셀하는 것이 심설운행의 요령이기도 합니다.
적설량이 정강이 이하일 때는 그냥 걸어가듯이 헤쳐나가면 되나, 무릎 이상 빠질 때는 평상시에 비해 두세 배 정도의 시간과 체력이 소모되며, 무릎으로 눈을 다진 후 발을 옮기는 동작을 목적지에 닿을 때까지 수도 없이 반복해야 합니다.
가파른 설사면에서는 곧장 오르지 말고 지그재그로 오르는 방법이 훨씬 수월합니다. 지형과 적설상태를 잘 살피면서 눈이 적게 쌓인 곳을 골라 운행하는 것이 체력소모를 줄이는 방법입니다. 일단 기존 등산로를 따라가면서 길을 뚫다가 바람에 날려와 쌓인 눈이 기존 등산로를 막으면 우회하는 식으로 나아갑니다. 그러나 적설량이 많고 처음 가는 산에서 기존 등산로를 찾는 일조차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 잘 아는 산을 적설기 대상으로 선택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계곡길 보다는 바람이 부는 능선이 적설량이 적을 뿐만 아니라 설질도 단단하게 굳어 있으므로 걷기 수월하며, 바위로 이루어진 지형은 적설량이 훨씬 적습니다.
러셀할 때 지켜야할 점은 체력 안배입니다. 길을 뚫을 때는 동작을 줄이고 보폭도 평상시에 비해 좁게 해야 합니다. 또한 한 사람이 장시간동안 러셀하는 일은 피해야 하며, 전원이 교대로 러셀하는 것이 체력을 안배하는 방법입니다. 한 사람이 러셀하는 동안 다른 사람들은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허벅지 이상 빠지는 깊은 눈에서는 배낭을 멘 채로 러셀하는 것은 체력소모를 가중시킬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선두는 배낭을 벗어놓고 러셀하고, 뒤따라오는 사람들이 릴레이식으로 배낭을 나르는 방법이 좋습니다. 허리 이상 빠지는 깊은 눈에서는 사실상 등반이 불가능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등반을 포기하고 올라왔던 길로 과감하게 후퇴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겨울 산에서의 과욕은 조난과 직결됩니다.
설사면을 내려갈 경우에는 러셀하기보다는 글리세이딩(glissading)을 하는 것이 체력과 시간을 아끼는 방법입니다. 그러나 불안정한 설사면에서 글리세이딩하면 눈사태를 일으킬 수 있고, 눈 밑의 상태(돌출방위나 얼음)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신중해야 합니다.
또한 목적지까지 거리를 계산한 후 예상 하산(도착)시간과 러셀에 소요되는 시간이 일치하지 않을 때는 과감하게 철수하는 것이 최선책입니다. 폭설이 내리는 도중에는 지나온 길로 되돌아가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한두 시간 전에 뚫어놓은 길이라 해도 내리는 눈과 바람에 날려 쌓인 눈으로 금방 덮여버리기 때문입니다.
▲ 스틱을 이용한 럿셀.
귄터와 노먼 다이렌퍼스의 관계는?
Q등반사에 관심이 많은 중학교 교사입니다. 초기 히말라야 등반에 관한 여러 문헌을 읽어보니 귄터 디렌푸르트(G‥unther Dyhrenfurth)와 노먼 다이렌퍼스(Norman Dyhrenfurth)라는 인물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 두 사람은 어떤 관계인지 알고 싶습니다.
조영식 서울 강동구 상일동
A귄터 오스카 디렌푸르트(G‥unther Oskar Dyhrenfurth·1886~1975)와 노먼 다이렌퍼스는 부자지간으로, 히말라야 개척기에 등반과 저술을 통하여 공헌을 많이 한 등산가입니다. 귄터의 부인 또한 여성 등반가로 널리 알려진 인물로, 1934년에 시아캉리(Siakangri·7,315m) 서봉을 초등해 당시 여성 최초 최고봉 등정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귄터는 1930년 캉첸중가 국제원정대 대장과 1934년 가셔브룸1봉 국제원정대를 지휘한 독일의 지질학자입니다. 부레스라우에서 지질학을 공부했고, 빈 대학에서는 철학을 전공했으며, 1919-33년까지 대학에서 지질학과 고생물학 교수를 역임했습니다. 독일 태생인 그가 스위스 국적을 가지게 된 것은 히틀러의 나치정권이 집권하자 대학교수직을 사퇴한 후 1933년에 중립국인 스위스로 망명하여 귀화했기 때문입니다.
그의 부친은 독일에서 손꼽는 재벌이어서 부친의 재력에 힘입어 히말라야 원정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했습니다. 그러나 독일이 제1차 세계대전에서 패하면서 마르크화의 가치가 폭락하자 대부분의 재산을 잃었고, 나머지 재산마저도 히말라야 원정과 연구에 바쳤으며, 히말라야를 무대로 한 영화 제작에도 참여하여 막대한 손실을 입기도 했습니다. 캉첸중가와 가셔브룸1봉 등 두 번에 걸친 원정자금도 그의 개인적인 지원에 의해 이루어진 원정이었습니다.
그는 1930년 캉첸중가 북서면 등반이 실패로 돌아가자 종상피크(Jongsang Peak·7,473m)와 시아캉리를 초등했습니다. 그는 카라코람을 포함한 히말라야 연구의 권위자로 이 방면의 저술과 연구로 40년 이상 몰두해 왔습니다. 1952년에 출간된
은 그의 대표작으로, 카라코람 지역의 등반사가 잘 정리된 귀중한 자료입니다. 이 책은 라는 제호로 영문판이 출간된 바 있습니다. 1958년 미국 원정대가 가셔브룸1봉을 초등할 때도 이 책에 쓰여진 루트를 따라 초등에 성공했습니다.
귄터의 아들 노먼은 스위스에서 출생해 미국으로 귀화했습니다. 그래서 아버지의 성은 독일어(디렌푸르트)로 읽히고, 아들은 영어(다이렌퍼스)로 읽힙니다. 그는 등산 관련 영화제작자로 활동해 왔으며, 1963년 그가 지휘한 미국 에베레스트 원정대가 이룩한 등반성과는 괄목할 만한 것이었습니다. 이 팀의 언솔드(W. F. Unsoeld)와 혼바인(T. F. Hornbein)이 최초로 에베레스트 횡단(서릉~혼바인쿨와르~정상~남릉~웨스턴쿰) 등반에 성공했습니다. 다른 대원들은 남동릉을 경유해 각각 등정에 성공하는 기록을 남겼습니다.
또한 1955년에는 그가 지휘하는 국제원정대가 로체에 첫 도전을 했으나 8,100m에서 실패했으며, 1971년 에베레스트 남서벽 국제등반대를 조직했으나 팀웍 난조로 성공을 거두지 못했습니다.
해외트레킹에 나서려는데…
Q요즘 해외트레킹을 즐기는 중노년층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금년에는 가까운 동창들과 트레킹을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대상지는 아직 결정된 바 없으나, 트레킹에서 참고해야될 사항이 있다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손영식 성남시 분당구 정자1동
A요즘 트레킹이란 말은 국내 여행에서도 가끔씩 사용될 정도로 우리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트레킹이라는 용어는 전문적인 기술이나 지식이 없이도 해외 산을 여행한다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해외여행이 일반화된 지금, 국내 산을 벗어나 보는 것도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트레킹을 가벼운 해외 산악 도보여행쯤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여기에는 커다란 함정이 숨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해외 트레킹 대상지역이 국내 산과는 환경이 다릅니다. 해외원정의 경우 예비조사나 준비가 신중하게 이루어진 뒤에 여유있는 일정을 짜고 각오를 다지고 출발하지만, 트레킹의 경우는 여행사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대에 들떠 방심하게 됩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점에 주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 고도와 기후차 얼마 전까지만 해도 트레킹이라고 하면 네팔 히말라야가 붐을 이루고 있었으나, 지금은 유럽 알프스, 힌두쿠시, 아프리카, 뉴질랜드, 남미 등 세계 각지로 넓혀지고 있는데, 대개 고도가 높은 곳입니다. 이런 곳은 사람들의 생활권이라 해도 해발 3,000~4,000m대이며, 그보다 더 높은 대상지도 많습니다. 따라서 고소적응이 문제가 됩니다. 원정등반의 경우 고소적응 기간을 미리 고려해 일정을 짜지만, 기간이 짧은 트레킹에서는 그럴 여유가 없기 때문에 고산병으로 어려움을 겪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또한 대륙성기후 지역에서는 밤낮의 기온교차가 국내와는 다르다는 사실도 사전에 알아두어야 합니다. 현지의 기후차는 신체에 무리를 가져오게 하므로 현지 기후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체력이 필요합니다.
● 현지 환경의 대한 적응 대부분의 트레킹 대상지는 문명권에서 소외된 지역이거나, 교통이 불편한 오지입니다. 이런 곳에서는 위생문제, 생활습관 차이, 입에 맞지 않는 식사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습니다. 이런 환경에 얼마나 잘 적응할 수 있는가에 따라 트레킹의 즐거움도 좌우될 수 있습니다. 만약 현지에서 이런 잡다한 일에 신경을 쓰게 되면 정신적인 부담 때문에 트레킹 자체가 고통이 될 수 있습니다.
트레킹을 즐겁게 하기 위해서는 현지 환경에 잘 적응하여 이국의 문화를 잘 소화할 수 있도록 넉넉한 마음가짐을 지녀야 합니다. 로마에 가면 로마의 법을 따라야 한다는 말처럼 그 지역의 풍습을 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문화의 차이에서 빚어지는 현지인들과의 마찰은 여러 가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 트레이닝의 필요성 트레킹은 등산과 공통된 부분이 많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해외등산과 비슷한 조건의 트레이닝을 해두는 것도 좋습니다. 현대문명의 이기에 익숙해진 습관으로 불편한 상황을 극복하기 어려울 때도 있으므로 출발 전에 국내에서 트레이닝을 통해 습관을 고치거나 체력을 비축해둘 필요가 있습니다.
● 질병 예방 트레킹은 일반적인 해외여행과는 달리 문명시설이 낙후된 지역에서 행해지므로 풍토병이나 기타 질병에 걸릴 우려가 많습니다. 출국 전에 예방접종을 했다 해서 안심할 수 없으므로, 병에 걸릴 확률을 낮출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합니다.
콜레라, 황열병, 간염, 천연두, 광견병, 파상풍, 말라리아 등 여러 가지 질병에 유의해야 합니다. 생수나 음식물 등에 의한 감염도 우려되므로 물은 반드시 끓여 먹고, 날 음식은 피해야 합니다. 말라리아는 곤충(학질모기)이나 동물이 매개체가 되므로 접촉을 피해야 합니다. A형 간염은 현지에서 물이나 야채 등에서 감염될 수 있으므로 식사도 주의해야합니다.
폐렴과 고산병은 증상이 흡사하기 때문에 혼동하지 말아야 합니다. 폐렴은 기침, 고열, 오한, 나른함 등의 증상이 발생합니다. 고산병의 담은 포말상태이고, 폐렴의 담은 끈끈하고 누렇습니다. 또 폐렴환자는 2,500m 이상에서는 자칫하면 산소결핍상태에 빠지므로 산소를 공급하면서 하산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평소 국내에서 건강한 사람일지라도 환경의 변화와 과도한 일정 등으로 변비, 설사, 감기, 두통 등에 걸릴 수도 있습니다. 출국 전에 비상약품을 준비해 가는 것이 좋습니다. 누구든 무리는 금물입니다. 트레킹 중에 이상이 생겼을 때는 여행을 중지하는 것이 최선책입니다.
<필자=코오롱 등산학교 교장>